Chapter8. 만남

35:00:00

  • 약속 장소는 샌디에이고의 한 해변가 카페였다.

  • 앱이 유진의 폰에 설치되어 있기도 했고

    (심지어 가입도 저 바보의 계정으로 했다.)

  • 상대의 한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

    차유진도 초반에만 동행하기로 했다.

  • 유진

    먼저 도착했대! 이 안에 있을텐데.

  • 유진

    인상착의가 분명…

  • 잠깐만, 마음의 준비를 좀…

    래빈

  • 막상 나오니 긴장이 되어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.

  • 유진

    아, 저깄다.

  • 유진

    Hey, we're Here!

  • 으헉…기다리라니까!

    래빈

  • 내 간절한 외침이 들리지도 않는지 차유진은

    혼자 앉은 어떤 사람 쪽으로 나를 잡아끌었다…

  • 유진

    Hi. [당신이 —?]

  • 아…안녕하십니까!

    래빈

  • 멍하니 해변을 바라보던 사람이 헤드셋을 벗으며

   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.

  • (어, 나와 같은 헤드셋이다.)

    래빈

  • 상대가 고개를 숙였다.

    비슷해 보이는 나잇대의 사람이었다.

  • -

    안녕하세요. 래빈 씨, 그리고 유진 씨.

  • -

    맞나요?

  • 마, 맞습니다!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Wow, 당신 한국어 잘하네요!

  • 유진

    반가워요.

  • 차……. 음, 첫만남부터 잘한다는 말은

    자칫 평가로 들릴 수도 있어!

    래빈

  • 가급적 풀네임을 말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 생각나

    급히 말을 늘였다.

  • 상대는 개의치 않는 기색이었다.

  • -

    하하, 괜찮아요. 부모님이 한국인이어서, 정말 한국어는 자신 있거든요.

  • -

    자, 여기 앉아요.

  • 건너편으로 펴 보이는 손을 따라

   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.

  • 안녕하세요…. 제가 래빈입니다!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유진이에요. [아까 말했다시피, 제 친구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해서 동행했어요.]

  • -

    만나서 반가워요. -예요.

  • 간단한 통성명이 끝나고 정적이 찾아왔다.

  • 차유진은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진 않았다.

  • 무엇이라도, 이야기를 이끌어야 했다…!

  • 그, 가져오신 헤드폰은 직접

    구매하신 겁니까?

    래빈

  • 저도 같은 것을 갖고 있는데 우연입니다…

    래빈

  • 말을 끝내자마자 스스로가 바보같아지려는 참에

    상대가 말을 받았다.

  • -

    정말요? 신기하네요.

  • -

    이 헤드폰 구하기 어렵잖아요.

    한정판이라 나오자마자 단종됐고.

  • -

    어렵게 샀어요.

  • …!

    래빈

  • 맞습니다. 구하기 어려웠는데.

    음악 듣는 걸 아주 좋아하시나 봅니다!

    래빈

  • 실례가 아니라면 어떤 음악을

    듣고 계셨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• -

    아까는 '———' 이 곡이요.바닷가에서

    듣기 족은 곡이라고 생각해서요.

  • ! 그건 저도 좋아하는 곡입니다.

    래빈

  • 특유의 비트가 파도 소리와 닮았죠…

    래빈

  • -

    와, 래빈 씨도 그렇게 생각하세요?

  • -

    그럼 이 곡은 어떠세요? '—-' 이거랑, '——-' 이 곡…

  • 헉, 그 곡들도 저는...

    래빈

  • 신기하게 이야기가 잘 맞았다.

  • 우연히 만난 사람과 취향이 비슷한 것이

    즐거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낼 때였다.

  • 차유진이 어깨에 팔을 걸쳤다.

  • 유진

    Hmm…둘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네요.

  • 유진

    저는 걱정 안 하고 가도 되겠어요.

  • 아, 유진…

    래빈

  •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.

  • 유진

    래빈을 잘 부탁할게요.

  • 그럼, 먼저 가요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