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apter7. 접촉

39:00:00

  • 아침이 밝았다.

  • 어제 쉰 덕분에 머리는 제법 맑았다.

  • 달리는 택시 창문 틈으로 낯선 공기가 새어들었다.

  • 유진

    Hey. 김래빈, 저쪽 봐.

  • 하아…

    래빈

  • 차유진은 아까부터 귀찮게 구는 중이었다.

  • 유진

    됐다…

  • 유진

    어때? 이 사진. 맘에 들어?

  • 내귀밖에 안 보인다…

  • 모자에 마스크까지 썼잖아.

    래빈

  • 이런 걸 보고 호감 갖는 사람이 있겠어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That's ok.

  • 유진

    아이돌이니까 너무 김래빈 사진이어도

    곤란해.

  • 아까부터 소개 앱을 쓴다고 날 쿡쿡 찌르는데

    마음만 무거울 뿐이다.

  • 휴…

    래빈

  • 이런 바르지 못한 목적으로 소개 앱을…!

  • 유진

    아까부터 김래빈 계속 한숨만 쉬어.

  • 유진

    그러다 진짜 영감님 돼!

  • 영감님이 아니라 영감…

    래빈

  • 아, 저게 맞구나.

    래빈

  • 차유진은 내가 뭐라든 신경 쓰지 않고

    꿋꿋이 휴대폰을 드밀었다.

  • 유진

    봐, 이 사람 어때?

  • ……뭐가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만날 상대.

  • 유진

    맘에 들어? 작곡이 취미래.

  • 스크린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.

  • …좀 아닌 것 같아.

    래빈

  • 낯선 얼굴이 보여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말았다…

  • 유진

    Hmm…Ok.

  • 유진

    그럼 이 사람은?

    랩 잘 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래.

  • 차유진이 다른 화면을 내밀었다.

  • …그 분은 정말 힙합 하는 사람을

    만나는 게 낫지 않을까?

    래빈

  • 나랑은 적절치 않은 것 같아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Hmmmmm……Ok.

  • 그러고도 대여섯 명의 프로필을 더 보았고,

  • 갖가지 이유로 거절하자 차유진이 마침내 폭발했다.

  • 유진

    김래빈! 진지하게 보고 있어?

  • 유진

    다 거절하면 사람 어떻게 만나.

  • …미안.

    래빈

  • 역시 연애 자체에 목적을 두고

    사람을 만난다는게…영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…….

  • 유진

    래빈 별로 안 원한다는 거 알아.

  • 유진

    내가 고집부리는 거야.

  • 유진

    …….

  • 유진

    하지만 이렇게 올 정도의

    마지막 소원이니까 들어줘.

  • 유진

    응?

  • 그렇게 말하고선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데…

  • …….

  • 별 수는 없었다.

  • 거절할 수 있었으면 애초에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지.

  • 그리고 여차하면…마지막 수단도 있었다.

  • (친구가 너무 간절해 보여서 나왔다고,)

    래빈

  • (말 맞춰 달라고 무릎 꿇고 빌기!)

    래빈

  • 알았어. 제대로 볼게.

    래빈

  • 뭘 보면 돼? 여기 알람 뜬 거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어? 알람?

  • 유진

    Wow…

  • 차유진이 눈을 빛냈다.

  • 유진

    봐봐! 마음에 든다고 먼저 연락 왔어.

  • 유진

    김래빈 뒷모습 인기 있어!

  • 그, 그게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See. 한국어도 할 수 있대.

  • 그래…?

    래빈

  • 건네받은 프로필엔 간단한 신상 명세가 쓰여 있었다.

  • 음악을 좋아하고, 한국어를 하고, 기타 등등…

  • ……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어때? 이 사람이랑 연락해?

  • 더 봐도 잘 모를 것 같아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.

  • 그래.

    래빈

  • 어차피 만날 거면 나에게 조금이라도

    호의적인 분이 낫겠지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좋아. 약속 정한다?

  • 이후엔 차유진과 같이 채팅을 해서

    만날 장소를 정했다.

  • 택시가 바뀐 행선지로 방향을 틀었다.

  • 좋아, 결심이 섰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