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apter3. 재회

72:00:00

  • 유진

    들어봐.

  • 유진

    데뷔하고 활동만 하느라 너 연애 하나도 못 했어.

  • ……뭐?

    래빈

  •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한다.

  • 유진

    이대로면 김래빈 아무랑도 연애 안 하고 쓸쓸하게 날 그리워하면서 매일 울거야.

  • 왜 악담을 해?!

    래빈

  • 내가 연애를 할 지 안 할지 어떻게 알아?

    래빈

  • 그리고 안 운다니까!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그래서 나는 너무 걱정되어서 온 거야…

  • 유진

    김래빈이 애인 생기는 거 보고 갈 거야.

  • 유진

    72시간밖에 없어. 빨리 사람 만나야 해!

  • 황당한 소리…

  •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.

  • 아니…난 애인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…

    래빈

  • 그렇지만 귀에 채이는 단어가 있었다.

  • 72시간 밖에 없다는 건 무슨 말이야?

    래빈

  • 설마…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나 죽은 거잖아.

  • 유진

    72시간 후엔 돌아가야 해.

  • 숨이 턱 막혔다.

  • 맞아. 차유진은 죽은 거니까.

  •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영원할 리 없을 터였다.

  • 유진

    이제 이해했지?

  • 유진

    빨리 애인 만들어야 해!

  • …여전히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…

  • 일단 얘기를 이어 보기로 했다.

  • 나한테 애인이 생기는 게 너한텐 그렇게 중요한 문제야? 죽어서도 걱정할 정도로?

    래빈

  • 평소엔 그런 얘기 전혀 안 했잖아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그야 활동 중이니까. 죽을 줄도 몰랐고.

  • …….

    래빈

  • 만약 내가 싫다면?

    래빈

  • 난 그렇게 연애가 급해 본 적도 없고…

    래빈

  • 너의 의향 때문에 사람을 사귀는 것도

   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.

    래빈

  • …그래서 만약 내가 아무도 안 만난다면…

    래빈

  •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.

  • 네가 한번 더 올 수도 있는 거야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…….

  • 유진

    Nope. 기회는 이번 뿐이야.

  • 유진

    그러니까 김래빈.

  • 유진

    내 말 한 번 들어주면 안 돼?

  • 유진

    마지막 소원이야.

  • 너, 말을 그렇게 해 버리면 내가…

    래빈

  • 기분이 정말 나빴다.

  • 하지만 거절할 순 없었다.

  • …알았어. 그렇게 할게.

    래빈

  • 물론 너도 알다시피

    그게 내가 원한다고 가능하진 않겠지만…

    래빈

  • …아.

    래빈

  • 순간,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.

  • 유진

    않겠지만?

  • 우리, 기왕이면 샌디에이고로 가자.

    래빈

  • 사람 거기서 만날게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Huh? 그렇게 멀리?

  • 유진

    왜? 김래빈 영어도 못하면서…

  • 이젠 좀 하거든!

    래빈

  • 거기에 한국인이 있을 수도 있는거고…

    래빈

  • 어쨌든. 꼭 그쪽에서 만날래.

    래빈

  • 같이 보고 싶다던 샌디에이고 해변 일몰.

  • 타블렛을 안고 가는 것보단

    실제 본인이랑 가서 보는 편이 나을 테니까.

  • 희미하게 의욕이 생겼다.

  • 유진

    뭐…Ok.

  • 유진

    안내하긴 좋겠네.

  • 유진

    비행기 오래 타야 하니까

    내일 일찍 나가자.

  • 알았어. 바로 예매해 둘게.

    래빈

  • 좀 쉬자. 이야기할 것도 많고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