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apter11. 바람

33:20:00

  • 들어봐.

    래빈

  • 차유진. 나는 너를 좋아해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• 유진

    ……뭐?!

  • 꼭 해야 할 말을 이제야 끝낸 기분이 들었다.

  • 당황스러울테니 설명할게.

    래빈

  • 방금 만나고 온 사람이 알려줬어.

    사실 내 팬이라 나를 자세히 지켜봤대.

    래빈

  • 물론 팬이 하는 말이라고 다 맞는 건

    아니겠지! 나도 그 정도 분별은 있어.

    래빈

  • 난 네 친구이자 동료니 함께 다니는 거고,

    네게 불안한 부분이 있으니 챙기는 거고,

    래빈

  • 너와 보낸 시간이 많으니 응당 대화

    소재에 네가 자주 들어가는 거라 생각해.

    래빈

  • 널 보면서 동시에 거울을 볼 순 없으니

    너를 보는 내 눈빛이 어떤진 모르겠지만…

    래빈

  • 그래도 나만 알던 기분이 있었거든.

    래빈

  • 나밖에 모르는 증거,

    래빈

  • 네가 더 이상 없었을 때의…

    래빈

  • 그…

    래빈

  • 상실감…….

    래빈

  • 말끝의 공백을 바닷바람이 메웠다.

  • 차유진의 반응은 읽히지 않았다.

  • 유진

    …….

  • …그래서 말이라도 하기로 마음 먹었어.

    래빈

  • 이거라면 다시 올 내 상실감이 조금

    덜어질 것도 같거든.

    래빈

  • 좀 더 오랜 시간을 들여 지켜볼

    감정인 것 같기도 하지만,

    래빈

  • 시간이 없으니까…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김래빈…

  • 어떤 반응이 오든 중요한 건 아니었다.

  • 분위기를 울적하게 만드는 게 목적은 아니었기에

    씩씩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다.

  • 그러니까 차유진.

    래빈

  • 내가 다른 연애를 못 했던 것에 대한

    걱정은 안 해도 돼.

    래빈

  • 너를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불성설이니까. 알겠지?

    래빈

  • 하지만…

  • 유진

    김래빈.

  • 유진

    당장 그 사람한테 다시 연락해.

  • 돌아온 답은 예상한 그 무엇도 아니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