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apter4. 실감

69:00:00

  • 차유진이… 날 쫓아냈다.

  • 래빈

  • 이 바보가…

    래빈

  • 분한 것도 잠시, 문 앞에 쪼그려 앉았다.

  • 곧 수렁에 빠지듯 먹먹해졌다.

  • 이 바보가…

    래빈

  • …….

    래빈

  • 앉은 채 얼마나 있었을까,

    차유진이 손의 물기를 털며 밖으로 나왔다.

  • 슬그머니 옆에 앉는 것이 느껴졌다.

  • 유진

    Hey… 김래빈.

  • 유진

    나 믿어.

  • 유진

    나 약속한 시간 동안은 진짜 어디 안 가.

  • 래빈

  • 그게 싫은 거야.

    래빈

  • 72시간…너무 짧아.

    래빈

  • 심지어 벌써 꽤 많이 지났잖아.

    래빈

  • 보고 있을 시간도 부족해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• 차유진이 입을 다물었다.

  • 그러다 펄쩍 일어나, 내 팔을 잡아 끌었다.

  • 유진

    그럼 남은 시간은 계속 즐거운 얘기 하자!

  • 유진

    그쪽이 훨씬 좋아. Right?

  • 차유진…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얼른 자고 일찍 일어나서 비행기 타러 가!

  • 유진

    오랜만에 San Diego 같이 가.

  • …아.

    래빈

  • 샌디에이고 이야길 들으니 떠올랐다.

  • 맞다. 가족들이나 형들은 안 봐도 돼?

    래빈

  • 다들 엄청 보고싶어 할텐데…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아…그건.

  • 차유진이 어깨를 으쓱했다.

  • 유진

    다른 사람들은 내가 안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을걸.

  • 유진

    지금 쉬는 것도 테스타가 휴가 중이라거나… 적당한 이유가 만들어져 있을 거야.

  • 유진

    비행기표 무사히 끊었잖아?

  • 유진

    죽은 사람 여권으론 비행기 못 타.

  • 헉, 듣고 보니…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하지만 이것도 억지로 맞춰 둔 거니

    파고들수록 이상한 점 드러나.

  • 유진

    아는 사람 최대한 적게 만나는 게 좋아.

  • …알았어. 너만 괜찮다면.

    래빈

  • 내 형편에만 좋은 이야기일지도 몰랐다.

  • 정말 나만 이 시간을 독점해도 될 지…

  • 하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.

  • 밤이 깊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