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apter14. 노을

  • 말문이 막힌 채 바라보기만 했다.

  • 유진

    김래빈…영어 쓸데없이 많이 알아졌어.

  • 유진

    이상한 생각만 더 해.

  • 유진

    스페인어로 쓸 걸 그랬어…

  • 속눈썹 끝에서 아롱거리며

    떨어지는 햇빛이 아름다웠다.

  • 미안하지만…

    래빈

  • 그래도 알아봤을 걸.

    래빈

  • 네가 스페인어 공부 하랬잖아.

    래빈

  • 나 이제 꽤 많이 알아.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하…

  • 유진

  • 짜내듯 깔리는 축축한 목소리…

  • 유진

    …진짜 안 돼?

  • 유진

    네가 걸려 있어도?

  • 나 죽은 것도 아니라며.

    래빈

  • 병원에 누워 있을 뿐이라면

    깨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?

    래빈

  • 유진

    확신할 수 없잖아…

  • …잠깐이어도 길 가던 분께 사정 설명하고 무릎이라도 꿇어 보겠지만,

    래빈

  • 평생 너랑은 안 되는 거라면…

    래빈

  • 나는 유진의 팔을 붙잡았다.